공연 준비, 소복소복 - 1/2

 

스무 살이 되던 해, 음악을 하겠다며
기타 하나 둘러메고 상경한 지도 벌써 12년.

수많은 날들이 흘렀고,
음악은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공연 홍보용 포스터 A3(좌), SNS 배포용 정사각형(우)

 
 

하지만, 서른을 넘어서며

"이젠 음악을 놓아야 할까?"

이런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쳐갔다.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에 마음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그런 나에게,
한 줄기 빛 같은 공연 제안이 들어왔다.
 
 

11.23 형님 집에서 합주 연습

 

처음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과연 무대에 설 자격이 있을까?"

"사람들 앞에서 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오랜만에 형님에게 연락이 왔다.
 
 

밥까지 얻어 먹고 왔다 ㅎ.ㅎ

 

모든 게 타이밍이란 말처럼,
때마침 고민을 털어놓으러 형님을 찾아갔다.

긴 이야기를 나누며
형님은 내 마음의 무게를 덜어주었다.
그리고 반주라도 해주겠다며,
꼭 무대에 서 보라고 응원해 주셨다.
 
그 말이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마치 뒷걸음질 치던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형님과 함께 무대에 서 달라고 부탁드렸고,
흔쾌히 함께하겠다는 대답에

'최애 아티스트와의 첫 무대라니!'

놓칠 수 없는 기회라 생각했다.
 
 

12.10 싱크룸

 

그러나 공연 순서가 여-남-여-남으로 정해지면서
형님과는 같은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었다.

대신, 10월부터 함께 온라인으로 연습해오던 다빈과
순서를 합치게 되었는데
 평소 하루 6시간씩 맞춰보던 합주 덕에
호흡이 척척 맞았고,
곡 선정도 빠르게 끝났다.

생각해보니, 다빈이 아니었다면
내 자작곡만 부르다 올 뻔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12.18 오프라인 합주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렀다.

그러다 문득,

'우리가 온라인에서 매일 연습했어도,
현장에서 처음 만나 공연을 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촌에 있는 합주실을 빌려
다빈과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연습을 해보았다.
 
그런데…
 
 

대환장배치

 

키보드가 스피커 옆에 있어서
C4 이상의 음을 치기가 힘들고,
서로의 연주와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순간 ‘베토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농담 같은 생각이 스쳤지만,
"실제로 맞춰보는 것에 의의를 두자"는 말에
어찌어찌 합주를 마무리했다.
 
 

돼지국밥인데 삼계탕 맛이 나는 광화문국밥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내게 맞춰 연주해주고,
추운 날 먼 길을 와준 다빈에게 너무 고마웠다.
마음이 뭉클해져서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역시 집이 최고야

 
 
이제 공연까지 이틀 남았다.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채로,
남은 시간을 최선을 다해 연습하며 보내려 한다.

내 노래를 들어줄 관객들에게
내 모든 걸 전하기 위해.
 
긴 음악 여정을 걸어온 내가,
드디어 첫 무대에 서게 되다니.
 
마음이 두근거린다.
 
 



싱어송라이터 예나, 그늘, 다빈, 강고래
4인의 연말 합동 공연 [소복소복]

・ 공연일시 :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3시
・ 공연장소 :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542-11 지하 1층
・ 러닝타임 : 120분 (예정)
・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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